대추 한 알
-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나무수업』
나무는 걸을 수가 없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동해야 한다. 걸을 수 없는데 어떻게 이동할까? 해결책은 세대교체가 있다.
모든 나무는 일생동안 어릴 적 뿌리를 내린 그곳에 붙박여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나무는 번식 할 수 있고 나무태아가 아직 어린 씨앗을 감싸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그 짧은 순간만큼 완전한 자유다 엄마한테서 떨어지자마자 여행을 시작한다. 성격이 무지 급해 서두르는 종들은 아기가 바람을 타고 깃털처럼 가볍게 날아 갈수 있도록 아기에게 고운 솜털 옷을 입혀준다. 그런데 그렇게 가볍게 날수 있으려면 씨앗이 아주 작아야 한다. 포플러 버드나무는 그런 날개달린 작은 씨앗을 만들어 몇 키로미터 너무 까지 지식을 떠나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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