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녹색연합/초록세상

2010년 12월 진도의 동백꽃

박넝쿨 2011. 2. 1. 18:30

 

                                                              <2010년 겨울 12월 진도의 동백꽃>

 

산다는 것

 

                                                         박경리 

 

체하면

바늘로 손톱밑 찔러서 피내고

감기들면

바쁜 듯이 뜰안을 왔다 갔다

상처 나면

소독하고 밴드하나 붙이고

 

정말 병원에는 가기 싫었다.

약도 죽어라고 안 먹었다.

인명제천

나를 다래는 데

그보다 생광스런 말이 또 있을까

 

팔십이 가까워지고 어느 날부터

아침마다 나는

혈압약을 꼬박꼬박 먹게 되었다.

어쩐지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허리를 다쳐서 입원했을때

발견이 된 고혈압인데

모르고 지냈으면

그럭저럭 세월이 갔을까

 

눈도 한쪽은 백내장이라 수술했고

다른 한쪽은

치유가 안된다는 황반 뭐라는 병

초점이 맞지 않아서

곧잘 비틀거린다.

하지만 억울할 것 하나도 없다.

남보다 더  잘 살았으니 당연하지

 

속박과 가난의 세월

그렇게 많은 눈물 흘렸건만

청춘은  너무도 짧고 아름다웠다.

잔잔해진 눈으로 뒤돌아보는

청춘은 너무도 짧고 아름다웠다.

젊은 날에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동백꽃사진은 가을 바람님 블로그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주인님의 허락도 없이 동백꽃 사진을 넘 잘 찍어서

제가 사용을 했습니다.

이해하시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