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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어진의 농장일기

박넝쿨 2011. 7. 3. 23:07

버린 상추 노간주나무처럼 되어 버린 치커리
상추는 키가 약 53.2 정도였고, 치커리는 87.6 cm가 나왔다. 어머니께서는 치커리는 먹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고, 이제부터는 오이, 호박, 토마토에 신경을 많이 써줘야 한다고 하셨다.
50cm 자보다 커져버린 상추 50cm 자보다 훨씬 큰 치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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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과 파는 무척 많이 자랐다. 이 둘은 저번까지만 해도 자라는 둥 마는 둥 하더니 이번에는
아주 많이 컸다. 쌈 싸먹기엔 크기가 많이 작아보이던 깻잎은 상추와 곁들여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널찍널찍 해 졌고, 모종을 심었던 파는 키도 많이 크고 통통해졌다. 일주일 만에 파가
이렇게 자랄 줄은 몰랐다. 저번까지만 해도 모종과 별 차이 없이 실처럼 가느다랗고 작았는데
말이다.
40cm에 달하는 깻잎 키도 많이 크고, 통통해진 파
오이와 토마토도 많이 자랐다. 이번에 가서 오이는 직접 따 돌아오는 차 안에서 세 개나
먹었다. (깜빡하고, 가족들이 먹은 오이는 못 찍고 작은 오이만 찍음.) 완전 아삭아삭,
싱싱한 맛에 향기는 그만이었다. 유기농 상품으로 시장에 내다 팔아도 될 것 같을 만큼
말이다. 오죽하면, 오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옷에 슥슥 닦아 오이를 하나 먹었다.
토마토도 진짜 많이 자랐다. 지난번엔 초록 구슬같이 생긴 동그란, 작은 아기 토마토가
자라더니, 이번에는 초록 + 약간 주황 토마토가 크게 달렸다.
내가 먹은 오이의 뒤를 잇는 작은 오이 크기도 커지고, 주황색이 되려고 하는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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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과 가지는 예쁜 꽃이 폈다. 호박은 쭈글쭈글한 노란 꽃이 폈는데, 꼭 수영하고 나온
사람의 손 같았다. 그래서 장난으로 꽃과 악수를 했다. 가지는 보라색 꽃이 폈는데 작고
아담한 가지 꽃이 우리 텃밭 꽃 중에 제일인 것 같다. 또, 가지 잎맥도 신기했다. 요즘 학교
과학시간에 식물에 대해 배우는데, 내가 배운 걸 토대로 관찰한 결과, 가지는 그물맥
식물이며, 더불어 쌍떡잎식물인 것 같았다.
호박에 작고 노란 쭈글쭈글한 꽃이 폈다. 예쁜 보라색 꽃이 핀 가지. 잎맥의 색도 보라이다.
감자에는 28점 무당벌레와 그 애벌레들이 붙어있었고 그래서인지 보다시피 감자 잎에 구멍이
뽕뽕 다 뚫린 상태다. 28점 무당벌레 애벌레는 너무 징그럽다. 노랑+하양 몸체 위에 가시같이
생긴 뾰족한 정체불명의 물체가 막 붙어있고, 밤벌레처럼 꼬물꼬물꼬물 움직인다. 아마도
이번 감자 농사는 망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ㅠ.ㅠ 내가 사랑하는 감자를 살리기 위해
애벌레를 터트리려고 노력했으나, 그 수가 너무 많고 징그러워서 할 수가 없다. 차라리 다음
주엔 목초액을 뿌려야겠다.
구멍이 뽕뽕 뚫린 감자. 불쌍하다. 너무너무너무너무 징그러운 28점 무당벌레 애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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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호박잎이 빨리 자라 호박잎쌈을 드시고 싶다고 하신다. 엄마의 말을 들으니 나도 빨리
호박잎쌈을 먹고 싶다. 살짝 데친 호박잎에 밥이랑 쌈장 얹어서 입에 쏙~ 넣으면! 환상의
맛이다. 아, 잎에 침이 막 고인다. 어서 빨리 호박잎이 자라 호박잎쌈을 먹고 싶다.
*p.s. 초록동무 우리 담임 선생님 개똥이 선생님네 밭은 잡초만 무성하더니, 이번에 가보니
어느새 고구마를 쫙 심어놓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