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
(일본-야쿠시마여행중 만난~~)
모든 일 잊고 진종일 앉았으니
하늘에서 꽃비 내리네
ㅅ살림살이 별것 있으랴
벽에 걸린 표주박 하나뿐
-우리나라 함월선사의 시
지족지족(知足之足)의 경지가 지극한데 이르면 벽에 걸린 표주박 하나로도
만족하게 되는 거라 일체만물의 자기 몸이니까 굳이 그걸 제 소유로 삼을 이유가 없는거지
------------------------------------------
십년을 경영하여 초려삼산 지어내어
나 한칸 달 한칸 청풍 한칸 맡겨두고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
-유학자 김장생
옛 선비들의 풍요와 청빈 만족하느냐 만족하지 못하느냐 이것은 생각이나 느낌이나 의식의 문제가 아니라
진실을 그대로 보느냐 보지 못하느냐 깨달았느냐 못 깨달았느냐에서 오는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
흐르는 물이 산아래로 내려감은
무슨뜻이 있어서가 아니요.
한조각 구름이 마을에 드리움은
본디 무슨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사람 살아가는 일이
구름과 물 같다면
쇠나무 꽃이 피어
온누리 가득 봄이리
-송나라 선승 차암수정 지음
사람이 무위로서 살아간다면 쇠나무에서 꽃이 핀다고 했으니
있을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는 거지
달과 해가 모든 것을 구별 없이 비추듯
세상 모든 경계가 무너지고 사라지니까 모두에세 봄이 되는 거라
--------------------------------------------------
올때는 흰구금이 더불어 오더니
갈때는 밝은 달이 좇아 가는구나
오고 간 주인공은
마침내 어느곳에 있는고
-서산대사 휴정
그 자리에 서서 보면 죽는것과 사는 것이 그냥 그래로 하나가 되니까
거기에 무슨 죽는 나가 있고 사는 나가 따로 있는가
-------------------------------------------------------------------------------------------------------------
38장 높은 덕을 지닌 사람은
높은 德을 지닌 사람은 德을 마음에 두지 않는다. 그래서 德이 있다. 낮은 德은 지닌 사람은 德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德이 없다. 높은 德은 무위로서 하기 때문에 높은 德이요 낮은 德은 인위로서 하기 때문에 낮은 德이다.
높은 仁은 無爲로서 베풀고 義는 아무리 높은 義라도 인위로서 하는 것이며 가장 높은 禮는 상대방이 합당한 禮를 갖추어 응하지 않으면 팔뚝을 걷고 덤벼든다.
이런 까닭으로 道를 잃은 뒤에 사람들은 德을 말하고 德을 잃은 뒤에 仁을 말하며 仁을 잃은 뒤에 義를 말하며 義를 잃은 뒤에 禮를 말한다.
무릇 禮라는 것은 忠과 信이 두텁지 못하여 어지러움의 머리가 된다. 먼저 안다는 자는 道의 꽃이라 이것이 어리석음의 시작이다.
그러므로 대장부는 道의 두터움에 처하되 道의 얕음에 처하지 않으며 道의 근원에 처하되 그 꽃에 처하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