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시대가
신음하는 소리를 듣는다
밤마다 시대를 신음하는
사람들이 신음을 듣는다
밤마다
사람이 신음하는 고통에
마른 나뭇가지들까지 신음하는 소리를 듣는다
올올이 신음이 감겨
요가 되고 이불이 되고
마침내 무덤이 된다
나는 그 무덤에 파묻혀
무엇을 신음하는가
똑바라 서야 하는 것이 어디 나무뿐이랴
신음하는 시대 앞에
삼대의 곧음으로 세워야 할 생명 의지
시대의 바람은 계절의 바람이 아니어서
의지를 세울 방향 몰라
둔전거리는 바보 같음을 신음하는가
시대의 신음은 시댜의 혼미가 낳는가
끝없이 나열되는 무슨 무슨 주의들
그 많은 이름들에 의탁함은
우리늬 모자람이다
모자람이 허덕거리는 욕심이다
시대가 신음하는
시대를 사람이 신음하고
사람을 마른 나뭇가지가 신음하는
밤마다
신음이 무덤속에서
나는
먼저 나의 바보같음을
그리고 우리 모두의 모자란 욕심을
신음하는가
4부 p 236 잘 나쁜 종이 위에 질 나쁜 잉크로 끄적거린다. 손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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